"정통 역사학계"가 이 문제에서 어떤 반박을 할 수 있을까.



625 덧글논쟁 9

제가 이 사람들 말대로 헛소리를 했다면 압력 바로 들어옵니다. 온라인에서 생판 아마추어들 설치지 않아도, 주변의 동료들이 이 분야에서 펜 꺾으라고 안 할 것 같습니까? 글밥 먹는 자에게 펜 꺾으라는 얘기는 죽으라는 겁니다.

트랙백한 상기 필자의 포스팅이 댓글로 비난을 받고 있는 이유는 "1950년 당시의 전략적 상황에 대한 독선적인 이해, 한국전쟁의 전술적 전개 과정에 대한 몰이해, 당시 사용된 무기의 스펙에 대한 몰이해" 등이다. 상기 필자는 이런 점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방문자들의 지적을 가리켜 "헛소리"로 지칭하는 바, 이는 그동안 "전문가 동료들"로부터 자신의 논지가 비판받은 적이 없다는 데 근거의 일부를 두고 있다. 그런데 과거 포스팅을 보면 이와 다소 다른 어조의 부분이 있다.

625덧글논쟁 7 겸 실수 수정

책 나온 지 10년이 넘었는데, 재출간될 때까지 동료들 중 아무도 지적해주지 않았네요. 전문가 집단의 우울한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이 뭐라고 했던 관심 없다는 걸 보여주네요. 이래서 지난 번 전문가집단이 울타리 치고 자기들끼리 모든 것을 결정하는게 문제라고 했던 겁니다. 기회가 닿으면 출판사 측에 수정을 요청해놓겠습니다. 혹 며칠 사이에 제출간된 제 책을 구입하신 분이 있으면 일단 감안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수정된 내용으로 교환이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앞에 쓴 글에서는 "전문가 집단은 남이 뭐라고 하건 관심이 없다"고 했다가 뒤에 쓴 글에서는 "헛소리를 했다면 바로 압력 들어온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까 사료되는 바다. 최소한 토론의 상대측이 공격할 빌미를 제공한 것은 분명하다.

만약 상기 필자가 이야기하는 "전문가 집단"이 상기 필자의 주장에 문제점이 있다고 느끼고 반박하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이 경우, 국내 학계의 일반적인 양상에서 위에 거론된 세 가지 문제들 중 어떤 문제가 주로 지적될 것인가?

당연히 1번, 전략적 상황에 대한 분석이다. 한국전쟁에 대한 한국 역사학계의 대체적인 연구 경향은 "전쟁이 <왜> 일어났는가"에 거의 전적으로 집중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상기 필자의 저서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요소들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거나 무시한다. 이는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내세우기 위해서는 필요할 수도 있으나, 필자와 독자가 특정 소재에 대해서 늘 같은 비중을 두는 법은 없다. 일제시대에 한국인에게 잘해준 일본인 이야기를 묻어버리는 사람과 발굴해내는 사람이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2번과 3번, 전술적 상황에 대한 이해 및 무기 스펙에 대해서 "전문가로 구성된 정통 역사학계"로부터 지적이 나올 일은 없다는 데 상기 필자의 저서 1권을 걸겠다. 한국의 정통 역사학계에서 한국전쟁이 군사사적 관점으로 다루어진 적은 없다시피 하며, 한국전쟁에서 사용된 무기나 전술에 대한 제대로 된 저서나 논문은 거의 나온 적이 없다. 나왔다 하더라도 이는 한국군 내부에서 작성되고 소비되었을 뿐, 대학의 민간 역사학자들은 그런 문제 자체에 관심이 없었으며 지금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대전차포의 관통력 문제나 국군의 유효한 대전차전술 등에 대한 지적을 "정통 역사학계 전문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별로 없다. 상기 필자가 말한 바도 있지만, 대부분의 역사 전문가들은 그런 미시적인 부분에 대해서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모든 질문과 이의를 자신에 대한 말꼬리 잡기로 간주하는 상기 필자의 태도가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본 필자는 상기 필자의 포스팅에 거론된 사항 중 궁금한 것이 있어 아래와 같은 트랙백을 한 적이 있다.

미국의 한국전쟁 전비는 3조 달러?

본 필자는 어디서 저런 수치가 나왔는지 궁금할 뿐 "말꼬리를 잡아" 상기 필자를 논박하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 상기 필자가 수 차례 말한 바 있듯, 미국의 전비가 3백억 달러건 3조 달러건 실제 군사원조 액수에 비해 엄청난 거액이라는 점은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상기 필자가 이 문제에 대해 이미 언급한 바 있듯, 상기 필자의 의도는 "실제 전비에 비해 극소한 비용으로 전쟁 위협을 줄이는 것이 가능했다"고 논하는 데 있었지 정확한 전비 액수를 밝히는 데 있지 않았다. 본 필자 역시 그 주장을 가능케 하는 전제와는 별도로 주장 자체에는 개연성을 인정하며, 전비 액수가 틀린 것이 별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3조 달러라는 주장이 나오게 된 근거를 제공한 자료의 출처가 궁금했을 따름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치졸한 말꼬리 잡기" 운운하는 것을 보니 황망하기 이를 데 없다. 상기 필자는 자신의 논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어떤 질문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인가?

by 나야스 | 2010/07/09 11:32 | 역사이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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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7월, 블레이드씨의 잘못된 역사적 지식에 대하여 수차 포스팅으로 지적을 가한 바 있다. 미국의 한국전쟁 전비는 3조 달러? "정통 역사학계"가 이 문제에서 어떤 반박을 할 수 있을까. 전차는 곡사포를 장착하지 않는가. 현재 진행중인 논쟁이 타 이용자들의 블레이드씨에 대한 공격에서 시작된 것과 달리 작년 7 ... more

Commented by Allenait at 2010/07/09 12:34
자기 원하는게 아니니까요
Commented by 나야스 at 2010/07/10 13:12
인정합니다.
Commented by at 2010/07/09 13:15
저런식으로 예기하면 어떻게 하나요? 조건에 따른 %확률로 예기해야죠,

어떤 조건 예를 들어 몇미터에서 정조준으로 사격시에 격파 확률 계수 0.2
반파 확률 0.3 조준시 명중율 몇%...

사실 그래서 파괴할수 있다고 하는것도 사실이고 동시에 거짓이기도 합니다.
모든 대전차 무기가 그런식이라 운과 확률에 따른 문제거든요.

RPG로켓 쏘면 100% 명중하고 1005 파괴될까요? 뭐 그래서 숫자가 필요하지요.
모든게 확률이고 확률은 대전차 무기 숫자가 늘어나면 거의 확실해지니

Commented by at 2010/07/09 13:18
무기 아니 공학은 항상 그렇죠. 오차는 3가지 이유로 발생합니다.

1. 인간 자체의 오조준... 이건 인간이 당황하거나 훈련을 적게 하면 발생합니다.

2. 무기 자체의 오발 확률.. 컴퓨터도 에러가 생기죠. 대전차무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발 적은 무기는 비쌉니다.

3. 명중시 파괴 확률... 맞아도 장갑을 100% 관통하는게 압니다.
관통도 확률이며 동시에 중요부위인지도 확률이죠.
Commented by 나야스 at 2010/07/10 13:12
맞는 말씀입니다. 손가락에 총을 맞으면 죽지 않는 것과도 같습니다.
Commented by 크핫군 at 2010/07/09 14:10
이런 자들 때문에 우리의 역사학이 얼마나 퇴보했는지 생각만 하면 짜증납니다.
Commented by 나야스 at 2010/07/10 13:13
그렇게까지 말할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Ruum at 2010/07/09 20:56
근래에 제가 재밌게 본 외국 서적들을 보면, 저자들은 군사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비전문분야에 대한 신중하고 자세한 접근으로 오히려 더욱 완성도 있는 내용들을 쓰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사람들이 생각보다 적긴 하나 보군요.

헌데 학계 타령하시는 분을 생각해보니 얼마 전에 모 신문의 전쟁영화 리뷰에서 남침유도설이 학계에서 주류라고 말하던 기자가 생각나네요. 기자의 '학계'와 문제의 인간의 '학계'는 설마 같은 동네?!
Commented by 미연시의REAL at 2010/07/09 23:09
기자가 아니라 포화속으로 드립질하던 H모 언론사의 대서특별된 역사의 기본도 모르는 자칭영화평론가였죠.
Commented by 나야스 at 2010/07/10 13:13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블레이드 at 2010/07/10 09:11
끼리 끼리 놀겠다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우선 기존 학계에서 다른 사람 글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때는 자기가 내용을 모르거나 확실하게 죽이기 곤란할 때 하는 짓이고, 님들 말대로 확실하게 말같지 않다면 피라냐 떼처럼 달려들거든요.이걸 모순이라고 몬다면 어쩔 수 없지만. 자기들 맘에 안드는 놈 죽일 방법 가르쳐 줘도 뒤에서 쑥덕공론이네.
Commented by 나야스 at 2010/07/10 13:16
말씀하셨듯 내용을 모르거나 관심이 없기 때문에 님을 방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말씀하시는 "기존 학계" 분들 중 국군의 대전차전 양상이나 당시 국군이 보유한 대전차포의 제식명, 관통력, 포탄의 초속도, 다른 전쟁에서 있었던 보병의 대전차 육박공격 사례 등에 대해서 정확히 이야기할 수 있는 분이 얼마나 된다고 보십니까?

이런 미시적인 분야가 기존 학계의 관심이 된 적은 있었다고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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